[HITACHI 7K1000.B] 히타치 하드가 더 빨라져서 돌아왔다!
나의 하드디스크 역사
01. 나의 하드디스크 역사
제가 컴퓨터를 사용한지도 어느덧 15년가량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86에 하드디스크도 달려 있지 않고 5.25짜리 드라이브만 2개가 붙어 있는 컴퓨터에서 한글 GW베이직을 배우면서부터 시작을 했는데 사실 베이직보다는 남북전쟁이니 하는 오락에 더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하드디스크는 정말 잘사는 애들 집에만 있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그 후에 저도 486DX를 구입하게 되면서 200MB짜리(사실 200MB이었는지 400MB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납니다.) 하드디스크를 하나 가지고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정말 엄청난 용량이어서 하드를 들고 친구네 집을 순시를 하면서 서로 하드카피를 통해서 여러 가지 게임들을 주고받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다가 충격적인 게임인 웨스트우드 레드얼럿이 나왔는데 제 486에서는 실행이 되기는 하지만 엄청 느려서 레드얼럿의 백미인 무한 맘모스 탱크 뽑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펜티엄 100에 1G짜리 하드디스크가 장착된 컴퓨터를 구입했었는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저도 MMX166에 2.1기가의 하드를 구입했다가 펜티엄2에 40GB, 바톤2500에 120GB 지금은 윈저3800EE에 1.4TB의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드디스크는 용량 면에서 보면 근 15년이란 기간동안 엄청나게 발전을 하였지만 속도면 에서는 다른 부품들의 발전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터라는 기계적인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뷰에서는 히타치 7K1000.B가 기존의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얼마만큼의 발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02. 히타치 하드디스크
하드디스크는 1956년 미국 IBM에 의해서 RAMAC(Random Access Method of Accounting and Control) 이라는 장치가 개발되었습니다. 이 장치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이 장치를 컨트롤하기 위한 컴퓨터가 따로 존재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형태의 하드디스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1971년 드디어 IBM에서 우리가 쓰는 형태와 비슷한 금속케이스에 플래터와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모터, 그리고 헤드를 작동시키는 서보모터를 컨트롤하는 컨트롤러가 장착된 IBM 3340이라는 모델이 개발되었습니다. 그 후로 용량과 속도는 엄청나게 발전을 하다가 드디어 2002년 4월 16일 히타치가 20억 5천만 달러에 IBM의 하드디스크 부분을 인수하면서 히타치는 IBM의 하드디스크의 역사를 물려받았습니다. 그 후에 히타치는 다양한 제품군들을 내놓고 있고 현재에는 “Dawn of the Tera Era”라는 슬로건으로 기가바이트의 시대와는 이별을 하고 테라바이트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 2세대 1테라바이트 제품인 7K1000.B를 출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03. 7K1000.B
이렇게 새로운 테라의 시대를 맞아 히타치에서는 하나의 플래터에 320GB에서 375GB의 테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7K1000.B를 출시했습니다. 기존 제품들에 비해서 장점은 저 전력에 고성능을 구현했다는 사실입니다. 저와 같이 24인치 모니터와 기타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전기요금입니다. 누진세로 인해서 매월 다이내믹한 요금이 나오는데 퍼포먼스의 하락 없이 전기세를 줄일 수 있다면 저와 같이 전기세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수치를 보면 7K1000.B가 다른 히타치 제품에 비해서 약 40%정도의 전력을 절감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IDLE상태에서 이만큼의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동안에는 7K1000.B도 다른 하드디스크와 비슷한 양의 전력을 소모합니다.
04. 패키지
제가 테스트 한 제품은 7K1000.B 320GB 모델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패키지는 습기와 정전기를 막아주는 보호팩에 쌓여져 있는데 아무래도 하드디스크는 굉장히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하드디스크에서 채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서 하드디스크를 구입하시다 보면 보호팩이 칼로 도려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것은 하드디스크 수입처에서 AS관련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서 이렇게 칼로 오려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호팩의 겉면에는 간단한 정보들이 인쇄가 되어 있는데 이 하드는 2008년 8월에 제조가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7K1000.B의 본체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선 기존의 히타치 하드디스크의 디자인과는 조금 변동이 있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거울같이 반사가 되는 재질이었는데 이제는 헤어라인이 들어가 있는 형태로 변경이 되어서 개인적으로 훨씬 디자인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티커에는 하드디스크의 다양한 정보와 모델명이 인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제공받은 하드는 320GB인데 한 장의 플래터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단에는 다양한 나라의 전파인증표시가 되어 있고 국내에서 사용하는 MIC마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전파인증을 받지 않으면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부과 받게 됩니다.
뒷면을 보면 하드웨어 컨트롤러 기술이 얼마나 발전을 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기판이 뒷면 전체를 덥고 있었는데 이제는 절반도 안 되는 기판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K1000.B는 SATA전용 모델이라서 SATA 커넥터가 지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K1000.B의 경우에는 한 장의 플래터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발열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도~로~록 하는 소음이 유독 크게 났습니다. 물론 케이스를 씌우면 소리가 많이 줄어들지만 상대적으로 시끄러운 편이라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컨트롤러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메인 컨트롤러는 Infineon UAB-M3071-S가 사용이 되었습니다. 인피니온이라는 회사는 다들 한 번씩 들어 보셨을 텐데요. 원래 이 회사는 지멘스 반도체부서가 1999년 분사한 회사입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VCM/스핀들모터 컨트롤러는 8E5N380칩셋이 사용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모리의 경우에는 EtronTech의 EM6A8160TS-5G 이라는 칩셋이 사용이 되었습니다. 이 칩셋은 200MHz로 동작을 하고 64Mbit 즉 8MB의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16MB가 아닌 점은 조금 아쉽지만 크게 성능차이가 나지는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테스트하기에 앞서서 우선 저는 7K1000.B를 NTFS 파일 시스템으로 포맷을 하고 VISTA Ultimate K 버전을 인스톨 하였습니다. 제 테스트 환경은 윈저 3800+ EE, 2GB 램, ASUS M2N-E 메인보드에서 400W짜리 파워를 가지고 히타치 7K1000.B와 P7K500, 웨스턴 디지털 3200AAKS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비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드디스크를 테스트할 때에 가장 많이 사용이 되는 HD TUNE PRO 3.10버전을 가지고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우선 Transfer rate와 Burst rate의 경우에는 압도적으로 7K1000.B가 좋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CPU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고 액세스 타임이 웨스턴 디지털의 제품에 비해서 많이 느린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EVEREST Disk Benchmark툴을 이용해서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능력은 7B1000.B가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크게 앞서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무작위로 읽어드리는 능력은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근소하게 느린 편이었습니다. 액세스 타임도 같은 히타치제품들은 서로 비슷한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웨스턴 디지털의 제품에 비해서 많이 느린 편이었습니다.
CrystalDiskMark 2.2버전을 사용해서 하드디스크의 순차와 무작위의 읽고 쓰기를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우선 캡쳐화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능력은 히타치 7K1000.B가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좋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랜덤으로 읽거나 쓸 때에는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느린 속도를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액세스타임이 느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히타치 7K1000.B는 새로운 테라의 시대를 여는 제품답게 1장의 플래터에 320GB ~ 375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서 기존의 제품에 비해서 데이터 직접도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데이터 직접도 때문에 3장의 플래터로 1TB의 하드디스크를 만들게 되어서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약 10~20% 정도 향상된 데이터 전송률과 낮은 온도 특성을 가지고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7K1000.B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IDLE시의 전력 소모량에 있습니다. 타사 대비 약 30~40%의 대기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이 양이 하나의 하드를 돈으로 환산하면 크지 않은 액수이지만 IDC같이 하드디스크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곳에서는 체감 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드디스크의 소음이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큰 편이며 액세스타임이 느리고 랜덤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능력이 다른 하드디스크에 비해서 그렇게 빠르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전 제품에 비해서 전력소모량은 낮추고 성능은 끌어올린 듯 한 느낌이 드는 제품이었습니다.